트럼프에 전략·정책 공급하는 최측근"한국 통제 불능 상태, 한미동맹 불안정해질 수도""상황 복잡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한국 내 정치 상황과 관련해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malign influence)’을 우려하며 “한미동맹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 우파 성향인 배넌은 막후에서 트럼프에 전략·정책을 공급하는 최측근 인사다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 불리는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서 여론 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의 또 다른 측근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한국이 난세인데 이슈의 핵심이 무엇이냐”며 거듭 한국의 정치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현재까지 트럼프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각각 트럼프 진영의 구주류·신주류를 상징하는 두 인물이 트럼프의 시각 형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배넌은 “지금 한국 상황이 급격히 통제 불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세력에 대항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결집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탄핵 찬반 집회를 언급했다.
밀스는 “한국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는 권력 투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지금은 한국에 중요한 순간이고, 이 정부가 무너지면 한미동맹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시위와 정치 불안으로 윤 대통령이 퇴진하게 되면 중국이 한미동맹을 훼손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배넌은 이른바 주류 언론이 좌파 주장에 크게 동조하고 있고, 이는 중국이 한국 정부를 약화시키고 미국과의 동맹을 훼손하기 위해 배후에서 벌이고 있는 더 깊은 지정학적 전투를 가려버린다”고 했다.
지난 4일 배넌의 팟캐스트 방송인 ‘워 룸(War Room)’에서는 전직 육군 대령으로 국방부에서 사이버 정책 담당 디렉터 등을 지낸 존 밀스(John Mills)가 패널로 출연해 한국의 정국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밀스는 지난 2023년 9월 ‘딥스테이트와의 전쟁(War Against The Deep State)’이란 책을 낸 매가 인사로, 트럼프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이 책에 추천사를 썼다. 배넌은 “지금 한국 상황이 급격히 통제 불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세력에 대항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결집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탄핵 찬반 집회를 언급했다. 그러자 밀스는 “한국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는 권력 투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지금은 한국에 중요한 순간이고, 이 정부가 무너지면 한미동맹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워 룸 홈페이지는 이날 방송 내용을 요약해서 전하며 “한국의 정치 위기는 국내 문제일 뿐 아니라 미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6·25 전쟁 이래 주한미군이 약 2만8000명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의 전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시위와 정치 불안으로 윤 대통령이 퇴진하게 되면 중국이 한미동맹을 훼손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배넌은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라 불리는 주류 언론에 굉장히 비판적인데, 이날 방송에서도 “주류 언론이 좌파 주장에 크게 동조하고 있고, 이는 중국이 한국 정부를 약화시키고 미국과의 동맹을 훼손하기 위해 배후에서 벌이고 있는 더 깊은 지정학적 전투를 가려버린다”고 했다.
방송에서는 탄핵 정국 속 유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밀스는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과거 미군을 점령군이라 부르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시스템의 철폐를 주장해 왔다” “그의 반미(反美) 노선은 중국의 지정학적 목표와 일치하고, 중국은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핵심 파트너인 일본과의 긴장된 관계를 재건하려 시도하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좌파 정치인들은 극도로 반일(反日)적이어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미 조야(朝野)에서는 민주당 등 야권이 지난달 제출한 1차 탄핵 소추안에 “가치 외교라는 미명하에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 정책을 고집했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을 놓고 비판이 상당했다.
워 룸은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한국 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역내 안보 역할이 재편될 수 있는 잠재적 파급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 국민들은 동북아의 안정적인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정학적 투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했다. 20일 취임하는 트럼프는 아직 한국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낸 것이 없다. 다만 6일 하원 외교위 소속으로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을 지낸 한국계 3선 영 김 공화당 의원이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 기고를 통해 “미국에서 한미동맹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국의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세력을 포함한 여러 세력이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파트너십을 훼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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